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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로운 일상/삼켜진 일기 193

도서관과 가까워질 수 없는 운명

대학생활 끝내고, 영국에서 잉여인간으로 지내던 시절. 저녁시간에 친구들이랑 맥주 마시는 시간 빼고는 낮엔 잠이나 실컷 자다가 설렁설렁 도서관 기어가서 공부나 하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저 글을 쓴 시점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런던에 도서관과 가까운 한적한 곳으로 이사를 했는데 이사를 한 가장 큰 이유는 옮긴 집이 도서관 바로 옆이어서였다. 하지만 나는 이사를 한 뒤로 한국에 돌아올 때까지 단 한번도 도서관에 가지 못했다. 아니, 가지 않았다. 내가 이사한 다음날 도서관이 다른곳으로 이전되었기 때문이다. 이유없는 긍정적 마인드로 공부를 쉬라는 뜻으로 받아들인 나는 이참에 요리나 배워야지 하는 생각에 구글에 레시피 검색해서 지금은 기억안나는 무언가를 시도했는데 모두가 경악하였고, 그뒤로 같이 살던 독일여자애..

칙촉, 바나나우유 그리고 누나

8년 전 명절에 친척집 놀러갔다가 서울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생긴 참사다. 내가 이제서야 숨겨왔던 뒷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 서울 버스터미널에서 내리고나서 저 여자가 정말 죄송하다고 재차 사과하며 혹시 괜찮다면 자기 동생이랑 같이 점심을 먹자고 했다. 내가 친구랑 약속이 있어서 오늘은 힘들다니까 다음에 사준다고 번호 물어보길래 넘겨줬고, 결국 며칠 뒤 그 여자의 동생은 빼고 둘이 만났다. 저녁 먹으면서 와인 한 잔 하고, 아쉬우니 한 잔 더 하자길래 지금보다 더 생각없던 나는 “우왕 넹” 하고 한 잔 더 했을테고... 또 한 잔 하고... 그리고... ⠀ 정신을 잃었던건지 다음 날 깨어났는데 내 침대가 아니었고 우리집도 아니었고 부모님 집도 아니었다. 내가 깨어난 방엔 나 혼자였고 일단 모텔이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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