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촉, 바나나우유 그리고 누나
8년 전 명절에 친척집 놀러갔다가 서울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생긴 참사다. 내가 이제서야 숨겨왔던 뒷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 서울 버스터미널에서 내리고나서 저 여자가 정말 죄송하다고 재차 사과하며 혹시 괜찮다면 자기 동생이랑 같이 점심을 먹자고 했다. 내가 친구랑 약속이 있어서 오늘은 힘들다니까 다음에 사준다고 번호 물어보길래 넘겨줬고, 결국 며칠 뒤 그 여자의 동생은 빼고 둘이 만났다. 저녁 먹으면서 와인 한 잔 하고, 아쉬우니 한 잔 더 하자길래 지금보다 더 생각없던 나는 “우왕 넹” 하고 한 잔 더 했을테고... 또 한 잔 하고... 그리고... ⠀ 정신을 잃었던건지 다음 날 깨어났는데 내 침대가 아니었고 우리집도 아니었고 부모님 집도 아니었다. 내가 깨어난 방엔 나 혼자였고 일단 모텔이 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