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랄한 쌉소리

누구나 처음은 어렵고

Temporary backups 2021. 4. 21.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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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에, 숭실대 앞에 처음 카페베네가 생겼을 때
주문한 허니브레드다. 무언가 크림이 굉장히 이상하게 올려진.

아마 저걸 만든 사람은 처음 카페에서 일해봤을테고
매뉴얼대로 나름 열심히 만들다가
중간에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알고 어찌어찌 완성은 했지만
행여 이걸 받은 손님이 뭐라하진 않을까 조마조마 했을것이다.

다행히 나는 크림이 어떤 모양으로 올려져 있는지는
크게 상관하지 않는, 알바 입장에선 가장 편한 공대생 손님이었고

사실 당시에 긴장한 표정으로 저걸 내밀던 알바의 모습에
그 이유조차 짐작하지 못했다. 저게 모양이 굉장히 안좋다는 걸
내가 아닌 친구가 뒤늦게 발견했으니까 ㅋㅋㅋㅋ
나에게 건네줄 때 그 잔뜩 겁먹은 눈망울을 아직도 기억한다.

내가 받은 그 사람의 첫 허니브레드 이후에는
훨씬 나아진 작품들이 나왔을테니
그 사람은 첫 고비를 아주 운좋게도 쉽게 넘어간 편이다.

내가 저 알바생이고, 크림을 저렇게 올려놓았으며,
하필 마주한 손님이 진상이었다 생각하면 끔찍함...
그리고 나는 10번 만들어도 제대로 못할 것 같아서 더 끔찍함...

#누구나 #처음은 #어렵고 #나는 #처음이 #아니어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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